이상훈 박사의 넥스트 처치 (2)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라
2020년 목회 지형도는 어떻게 변할까? 교회 전문가 톰 레이너(Thom S. Rainer)는 2020년 미국교회의 트렌드를 예상하며 7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1)예배 규모가 작아질 것이다. (2)주일 오전 시간 외에 드려지는 예배가 증가할 것이다. (3)교회 시설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4)출석이 더 강조될 것이다. (5)전도의 중요성과 우선성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6)풀타임 임금을 받는 목회자와 직원이 적어질 것이다. (7)지역교회는 교단을 넘어 다양한 단체와 연결될 것이다.
먼저, 예배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단지 줄어드는 성도 수와 관련된 문제만은 아니다. 과거 베이비부머 시대에는 크고 집단적인 가치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작은 규모와 친밀한 관계, 영적인 경험을 선호한다. 오늘날 미국의 젊은 교회들이 전형적인 교회 건물 대신 창고나 사무실, 카페나 가정집 등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배 시간의 다양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과거 일요일 오전 10시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거룩한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헌신적인 성도들조차 일요일에도 직장에 가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에 예배를 제공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주일과 똑같은 예배를 주중에 드리는 교회도 생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예배 시설에도 영향을 미쳐 큰 건물 대신, 멀티사이트 교회나 캠퍼스 교회가 보편화되고 온라인 교회가 확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석과 전도에 대한 강조는 성령의 능력과 복음에 대한 확신을 가진 교회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사실과 맞물려 이해될 수 있다. 한때 교회는 사회적 선한 행위를 복음 전도와 동일시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식자 교회의 생명력 또한 약해졌다.
공격적인 전도나 이벤트를 통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종식되면서 복음은 점점 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복음이 복음 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전달할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이 요구된다.
오늘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들은 한결같이 복음 전도의 사명을 새롭게 인식하고 모든 성도가 주체가 되어 전도자의 삶을 살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 세상 한복판에서 이웃을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복음을 전하는 진지한 시도와 노력이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인다. 소비적 종교인을 넘어 선교적 그리스도인을 만들 수 있는 교회가 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풀타임 사역자가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교인과 헌금이 줄면서 이중직을 갖는 사역자가 많아지는 것은 필연적 결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도적으로 이중직을 선호하는 사역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삶의 현장을 선교지로 여기며 복음을 전하고 신앙 공동체를 이끌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일터 사역, 직업선교, 비즈니스 선교와 같은 사역들이 활발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대적으로 교단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교회가 독립교회나 초교파 교회를 선호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확장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단체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필요한 자원을 조달받는다.
물론 이러한 트렌드가 한국교회의 미래를 예단하는 온전한 지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사항은 이미 한국 교회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 역시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가치관과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인들의 삶의 자리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최정점에 놓여 있다. 목회자들에게 사역지 부족 현상과 이중직 또한 현실화 된지 오래고 그 속에서 교단이 끼치는 영향력과 역할은 점점 더 미미해져 가고 있다.
과거와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문제에 함몰되지 않고 새로운 돌파를 이뤄 낼 수 있을 것인가! 핵심은 이것이다. 부흥과 갱신은 언제나 절망과 갈등, 심각한 침체 속에서 발생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더불어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태도다. 관습과 습관에 갇혀 있던 사고의 틀을 벗어나 자유케 하시는 성령의 능력 안에서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도전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목적이다.
그러므로 물어야 한다. 나는 오늘 시대를 읽는 냉철한 안목을 가지고 있는가! 새로운 상상력을 가지고 도전을 꿈꾸고 있는가! 과거를 맹종하고 답습하는 사역이 아닌 새롭고 창의적인 길을 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것을 위해 마땅히 치러야 할 땀과 눈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